대구시공무원노조 천사캠페인 활발… ‘매일 1004원 이상 기부’ 1004명이 동참
입력 2013-03-04 19:32
“이 나이에 ‘달님천사’라는 별명이 쑥스럽지만 ‘천사’로 불리니 좋죠.”
대구광역시 공무원노동조합 백병욱(47) 사무총장은 대구 시내에서 ‘달님천사’로 불린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약정한 기부액에 따라 해님·달님·별님이라는 별명이 붙는데, 백 사무총장은 매월 5000원을 후원해 ‘달님천사’다. 후원액이 적어 쑥스러운 마음에 딸의 이름으로 매달 월급에서 기부액을 공제하고 있다. 그는 4일 “공무원 ‘천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기부 물결이 대한민국 전체에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1·2차 모금 운동을 진행해 모은 4500만원을 연말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에도 대구는 매년 기부액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1년 기준 모금회의 전체 기부액 순위에서 대구는 전국 16개 시·도 중 12위에 머물렀고, 1인당 모금액은 14위였다. 도시 규모나 인구로 따져보면 사실상 ‘꼴찌’였다.
나눔의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해녕(69) 회장은 ‘기부 천사 캠페인’을 만들었다. 약정 금액별로 시민들에게 해님천사, 달님천사, 별님천사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흥미와 친근함을 가미했다. 이를 전해들은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1월 기부 약정서를 돌리며 3차 모금 운동을 펼쳤다.
처음엔 형편이 어렵다며 주저하던 이들도 ‘천사’라는 별명이 재미있다며 하나둘씩 약정서를 쓰기 시작했다. 매일 1004원 이상 약정하면 ‘해님천사’라는 이름이 붙는데, 월 3만원으로 ‘천사’ 별명을 듣는다며 반겼다. 또 결혼기념일, 자녀의 생일 등 1년에 한 번 특정한 날에 기부하는 ‘별님 천사’도 많다. 대구시 비노조원 200여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1004명이 천사 캠페인에 참여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