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 ‘중국판 FDA’ 만든다
입력 2013-03-04 18:03
올 양회에서 핫이슈는 단연 식·의약품 안전과 환경 문제다. 중국인들이 국내 분유를 믿지 못해 최근 홍콩에서 규정을 어기고 분유를 다량 반출하다 체포되는가 하면 양회 대표들은 “우리는 독이 수반된 국내총생산(GDP)을 원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중국판 FDA 신설한다=중국 새 지도부는 가짜 식·의약품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비슷한 부장(장관)급 기구를 국무원 내에 두기로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이 기구를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부조직 개편안이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 내 식·의약품 행정은 13개 부처에 분산돼 있어 관료주의로 인한 비효율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 왔다.
중국에서는 지난 2003년 미국 FDA를 본뜬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SFDA)을 국무원 내에 두었으나 부패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자 2008년 위생부에 통합시켜 버렸다. 당시 SFDA 국장이었던 정샤오위는 뇌물수수 및 직무유기로 사형에 처해졌다.
홍콩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분유 수출입 허가를 받지 않은 개인은 분유를 1.8㎏(분유 두 통) 이상 외부로 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수출입 조례를 시행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인 19명과 홍콩인 26명이 규정을 어기고 다량의 분유를 갖고 나가려다 세관에 체포됐다.
◇최고인민법원장에 차세대 주자 저우창=저우창(周强·53) 후난(湖南)성 서기가 예상대로 최고인민법원장에 임명돼 류링허우(60後·1960년대 출생자) 중 세 번째로 국가 지도자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가 4일 보도했다.
류링허우 대표 주자 가운데 후춘화(胡春華·50) 광둥(廣東)성 서기와 쑨정차이(孫政才·50) 충칭(重慶)시 서기는 지난해 1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25명)으로 발탁됐다. 저우 서기는 후베이(湖北) 출신으로 법학을 전공했고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에 이어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제1서기를 지냈다.
푸잉(傅瑩·60) 외교부 부부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사상 첫 여성 대변인에 임명됐다. 몽골족인 푸 부부장은 여걸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2010년 외교부 부부장으로 부임하면서 개혁개방 이래 첫 여성 부부장 자리에 올랐다. 1977년 중국 외교관의 산실로 불리는 베이징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 빼어난 영어 실력과 미모로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등 최고 지도자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국방예산 발표 왜 미뤘나=중국은 4일 전인대 개막 전날 공개해 왔던 국방 예산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전체 예산안에 포함시켜 전인대 개막일인 5일 공개하게 된다. 이는 하루 먼저 국방 예산만 따로 발표해 주변국들이 중국위협론을 제기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국의 국방 예산 증가 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뒤 2010년 한 차례 7.5%로 낮아졌을 뿐 1989년 이후 줄곧 1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