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넉달째 1%대라는데… 신선채소 25%↑, 배추 182%·당근 174% 폭등
입력 2013-03-04 18:01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체감물가는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추, 양파 등 신선식품 가격이 많이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은 4일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1.6%) 이후 4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이다. 폭설과 한파의 영향으로 농산물(6.7%) 가격이 올랐지만 축산물(-4.1%) 가격이 떨어져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신선채소는 25.1%나 올랐다. 배추(182.3%), 당근(173.8%), 양파(83.9%) 등 서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채소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지수도 7.4%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11월(8.0%)과 12월(9.4%)에 이어 지난 1월(9.3%)에도 크게 올라 1%대 상승률이 유지된 소비자물가지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식탁물가 고공행진으로 저소득층 가구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의 엥겔지수(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는 20.79%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의 엥겔지수는 같은 기간 11.83%에서 11.59%로 낮아졌다.
정부는 채소 수급불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비축하고 있던 배추 3000t과 계약재배 물량 1000t을 방출하고 올해 양파 수입물량 2만1000t을 이달 말까지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농산물 수급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정부통계와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가 쉽게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