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 “문재인 1470만표, 반朴·안철수 호소 영향”

입력 2013-03-04 18:17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민주통합당에 들어와 당을 새롭게 바꾸려 한다면 귀하께서는 환영하시겠습니까?’

민주당의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 592명 중 65.7%가 이 질문에 “환영한다”고 답했다고 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서울대 교수)이 4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선 평가와 민주당의 진로’ 설문조사 결과를 일부 공개했다. 민주당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당직자, 의원 보좌진, 지방의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안 전 교수가 다음 달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키로 한 상황에서 나온 민주당 내부 여론인 셈이다. ‘안 전 후보 영입을 위한 조건을 민주당이 어느 정도 만들고 있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엔 “거의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91.4%나 됐다. ‘안철수 신당이 생기면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가’란 문항에도 62.0%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가 얻은 1470만표는 민주당과 문 후보 지지표’(24.2%)라기보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는 표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 호소에 따른 표’(62.3%)라는 응답이 배 이상 많았다.

대선 패배와 관련해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는 도덕적 무책임의 아노미 상태가 심각하다’는 문항에도 91.2%가 공감을 나타냈고, ‘현재 상태로 가면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질 가능성이 높다’는 문항에도 89.4%가 동의했다.

안 전 교수 쪽으로 기운 듯한 설문 결과와 관련해 당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지난 대선에서 안 전 교수 측 인사였던 점이 작용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대선평가위는 오는 11일 ‘대선 패배 원인’ 1차 중간발표를 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