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굶는 사람 없앤다”… 반값·저축식당 운영
입력 2013-03-04 00:43
밥값의 일부를 적립해 창업자금 등으로 되돌려주는 ‘저축식당’, 시중의 절반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는 ‘반값식당’, 시민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마을공동체 기업형 식당인 ‘동네부엌’….
식사 한 끼에도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과 어르신 등 소외계층을 위해 서울시가 앞으로 운영할 식당들이다.
서울시는 ‘밥 굶는 사람 없는 서울’을 목표로 ‘기아 제로(zero)’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그 일환으로 이 같은 식당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시는 우선 쪽방촌과 노숙인이 많은 영등포 지역에 저축식당을 설치할 계획이다. 저축식당은 어려운 이웃이 밥값을 내면 일정액을 적립해 창업자금 등으로 지원하거나 관혼상제 등이 있을 때 목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는 이 식당을 공동체 지원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낙원동 옛 허리우드극장 ‘실버영화관’ 앞에 커뮤니티 레스토랑인 ‘추억의 도시락’도 개설키로 했다. 이 식당은 하루 500∼1000명의 어르신 관객에게 여가 공간과 저렴한 음식을 제공하게 된다. 시는 종묘·탑골공원 주변 어르신거리 조성사업과 연계해 이 식당이 어르신 복지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시는 또 음식 솜씨가 좋은 시민들로부터 재능기부를 받아 소외계층에게 저렴하게 식사를 제공하는 마을공동체 기업형 식당인 ‘동네부엌’도 상반기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상가 등을 무료나 저가로 임대해 장소를 제공하고 마을기업에 유명 외식업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저소득층을 위해 2500~3000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반값 식당’과 서교동에 있는 ‘문턱 없는 밥집’처럼 경제적 능력만큼 밥값을 내는 밥집도 지원을 통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식당은 저소득층의 밥값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부작용도 예상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시의 지원을 받는 식당 주변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에게는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