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공장서 불산 섞인 화학물질 누출
입력 2013-03-04 00:27
경북 구미의 한 반도체 부품 제조 공장에서 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됐는데도 16시간이 지나서야 당국에 신고돼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지난 2일 오후 8시30분쯤 구미시 임수동 LG 실트론 2공장에서 불산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LG 실트론 2공장은 반도체를 만드는 부품인 웨이퍼 생산 업체다. 이번 사고는 웨이퍼 제조 후공정에 사용되는 혼합액을 필터링하는 용기 덮개에서 이상이 생겨 일어났다. 누출된 화학물질은 불산 9.8%, 질산 43%, 초산 19.6%와 물이 섞인 혼합액 60ℓ 정도다.
공장 측은 지난 2일 오후 8시40분쯤부터 새어나온 혼합액을 중화제로 중화시킨 뒤 흡착포 등을 이용해 제거하는 방법으로 방제작업을 벌여 3일 새벽 4시30분쯤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누출 당시 사고 현장과 연관 생산라인에 작업자 11명이 있었으나 혼합액과 작업자를 차단하는 안전막이 설치돼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고는 사고 발생 16시간 후인 지난 3일 낮 12시30분쯤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자는 공장 측이 아닌 익명의 제보자였다. 이 때문에 LG 실트론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LG 실트론 관계자는 “사망사고, 유해가스 유출 등 법령에 정한 신고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해 곧바로 신고하지 않았다”며 “방제팀이 출동해 방제를 마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조사했으며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누출 경위와 추가 피해사실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구미=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