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손녀, 日에 조선왕실 투구·갑옷 반환 요구한다

입력 2013-03-04 00:26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고종의 손녀 이해경씨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왕실의 투구(왼쪽 사진)와 갑옷(오른쪽 사진)을 돌려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문화재환수 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는 1일(현지시간) 이씨가 다음주 이런 요구를 담은 편지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제니야 마사미 도쿄국립박물관장 등에게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종의 셋째아들인 의친왕의 딸로 조선왕실의 마지막 딸로 불린다.

이씨는 이 단체가 공개한 편지에서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왕실의 투구와 갑옷은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것으로 박물관 측도 지난해 조선왕실에서 전래한 물건이라고 시인했다”며 “일본은 한·일 간 바람직한 관계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투구와 갑옷을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투구와 갑옷은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가 1910∼1950년대 한반도 전역에서 수집한 1000여점의 문화재로 이뤄진 ‘오구라 컬렉션’에 포함된 것들이다. 오구라의 아들은 1982년 이 컬렉션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했다.

도쿄국립박물관은 지난해 4월 이씨가 반환을 요구한 투구와 갑옷에 대해 “조선왕실에서 사용하던 물품”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 측은 “이해경 여사는 왕비 연안 김씨의 호적에 정식 입적된 분으로 조선왕실 물품에 대한 법적 상속권을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컬럼비아대학 동양학 도서관의 한국학 사서로 일하다 1996년 퇴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