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로드먼과 농구관람 정치적 선전 목적” NYT 보도… 美 국무부 불쾌감 표시
입력 2013-03-03 19:05
방북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난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멋있고 솔직한 사람(awesome, honest guy)’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대한 지도자들(great leaders)’이라고 지칭했다.
로드먼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에게 “이것(북한 방문)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김 제1위원장은 매우 솔직하다. 그는 부인을 매우 사랑한다”고도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이 로드먼과 농구 경기를 관람한 것은 정치적 선전이 목적이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계기로 김 제1위원장은 북한 주민에게 자신이 개방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고 서방에는 자신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두 사람의 접촉이 그동안 북한이 보여줬던 이례적이면서도 잘 연출된 만남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 주재 서방 외교관들은 물론 최근 북한을 방문한 거물 인사들도 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지난 1월 방북한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지난해 여름 평양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로드먼은 그와 경기를 함께 관람했고 포옹까지 나눴다.
미국 정부는 로드먼 일행 행보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패트릭 벤트럴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먹여 살려야 할 시점에 외국인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데 돈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로드먼에 대해서도 “개인 자격으로 방북한 것이며 어떤 외교적 역할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