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반군 지원 英 정부 순진” 맹비난

입력 2013-03-03 18:57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반군과 망명 정치인을 지원하고 국가를 갈등으로 몰고 가는 영국 정부는 순진하다”고 맹비난했다. 23개월간의 내전으로 최소 7만명이 사망한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이뤄진 인터뷰는 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아사드가 서방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1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영국이 반군에 무장 지원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를 해치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국 이익에도 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이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회담 ‘시리아의 친구들’에서 군사 원조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반군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인터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사드는 미국이 최근 반군 무기 지원을 거절한 가운데 영국이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은 “얕고 비성숙한 수사로 (예전에 가졌던) 중동 헤게모니를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영국의 과거 중동 지배사에 대해서는 “수십년, 수세기 동안 중동에서 비건설적 역할을 한 것은 유명한 사실”이라며 “영국은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가리켜 “순진하고 비현실적이며 혼란스럽다”고 조롱했다.

그는 “어떤 애국자도 조국 바깥에서 사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망명 가능성을 일축했다. 영국 정부는 선데이타임스 보도와 관련, 시리아 반정부 진영을 지원하지만 반군에 무기 지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우방인 이란의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외무장관은 장기 집권 중인 아사드가 내년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