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키조개 껍데기서 ‘진주’ 캤다… 전남도, 진주가루 추출 화장품 원료 생산

입력 2013-03-03 18:50

버려지는 키조개 껍데기가 화장품 원료로 개발돼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게 됐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은 장흥 득량만의 대표적 수산물인 키조개 껍데기에서 추출한 진주가루로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데 성공해 이 기술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다고 3일 밝혔다.

키조개는 전남 보성과 장흥 등 득량만 일대 150여 어가에서 연간 400여만 마리가 채취돼 100억원 가량의 소득을 올려주는 이 지역 대표적 패류다. 주로 조개관자(패주)만을 식용으로 활용하고, 껍데기는 모두 산업폐기물로 분류돼 매년 250∼300여t이 버려졌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은 버려지는 키조개 껍데기의 30% 정도가 진주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11년부터 키조개 껍데기 활용방안에 대해 집중 연구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키조개 껍데기에서 진주층을 분리해 분말을 만드는 데 성공하고 특허등록을 했다. 이어 산업화를 목표로 진주가루 성분과 효능 등을 분석해 화장품, 의약품, 공업용 소재 등 다양하게 이용하는 방법까지 특허등록을 끝냈다.

최근에는 ㈜바이오랜드, ㈜코스메카코리아 등과 진주가루 사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키조개 흑진주 가루를 화장품 원료로 공급해 1900여만원의 소득을 창출했다.

자외선 차단과 보습효과, 유해산소 활성억제 등의 효능이 뛰어나 피부·모발 등 이·미용 재료로 이용되는 진주가루는 그동안 전량 해외에서 고가에 수입해 왔다.

추연동 도 해양수산과학원 장흥지소장은 “지금까지 국내에 유통되는 진주가루와 시판 중인 화장품에 함유된 진주가루를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며 “수입 진주가루보다 품질이 우수한 득량만 키조개의 진주가루를 세계적인 지역특화품목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키조개는 사새목에 속하는 대형 패류로 껍데기의 폭이 좁고 아래로 점점 넓어진 삼각형으로 마치 곡식 따위를 까부르는 ‘키’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특히 조개관자의 맛이 일품이며 봄철 채취한 키조개 맛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흥=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