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귀국후 행보는… 신당 창당 주목, 野 정계개편 시계 ‘째깍째깍’

입력 2013-03-03 23:58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조기 등판’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쯤 귀국하는 안 전 후보가 신당 창당까지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야권의 정계개편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차기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새 정치’를 표방하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에 각을 세우면서 그만의 독자적인 ‘여의도 정치’ 행보를 해나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귀국 이후 행보는=안 전 후보는 일단 대선 패배에 대해 지지자들에게 사과한 뒤 4?24 재?보궐선거에 ‘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노원병은 야당색이 강한 지역이어서 그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만 새누리당에서 누굴 내보낼지 등 변수가 남아 있다. 만약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등에 측근들을 출마시킨다면 지원 유세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안 전 후보 측 인사는 3일 “선거사무실을 열고 지역 밀착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한편으로는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피력했던 새 정치, 정치개혁 어젠다를 계속 유지하거나 아예 새로운 이슈를 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의원 정수 조정 등 대선 때 논란이 됐던 개혁안 수정도 고려하고 있다.

안 전 후보는 특히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와의 단일화 잡음과 적극적으로 야권의 선거를 돕지 않았다는 비판여론 등에 대한 해명도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은 “온갖 억측과 오해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정계개편되나=안 전 후보의 예상보다 빠른 ‘여의도 입성’ 가능성이 생기면서 정치권의 새판 짜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곧바로 창당 절차를 밟기보다는 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서서히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민주당의 5월 4일 지도부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주류·비주류 간 당권경쟁에 매몰된 상태이고, 특히 텃밭인 호남에서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안 전 후보가 세(勢)를 키워나갈수록 ‘민주당 분당론’도 힘을 받으리란 해석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정계개편은 안 전 후보가 정치적으로 완전히 재기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예전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 내 세력이 굳이 건너갈 필요가 없고, 창당을 위한 세 규합도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노원병에서의 승리와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더 회복한 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즈음해 창당 또는 정계개편 수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