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잔치서 ‘부모 무시한다’ 10대가 잠자던 친척에 흉기

입력 2013-03-03 18:27

부모를 무시하는 데 불만을 품은 10대가 친척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3일 친척 8명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김모(19·무직)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군은 이날 오전 0시10분쯤 광주시 광산구 자신의 할아버지(75) 집에서 잠을 자던 작은아버지(44)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할아버지 등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의 작은아버지는 병원이송 중 숨졌다. 김군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작은 어머니, 큰고모, 큰고모의 딸, 둘째 고모, 둘째 고모부 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은 이날 범행 직후 0시25분쯤 파출소에 직접 찾아와 자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군은 할아버지 김씨의 생일축하모임을 마친 친척들이 방과 거실에서 잠을 자는 사이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은 전날 할아버지 생신 축하 모임에 참석했다가 밤 11시쯤 아버지와 함께 인근 자신의 집에 돌아갔다가 흉기를 들고 다시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군은 “처음부터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죄송하다”면서 “집에 돌아왔는데 친척들이 무시해 할아버지의 생신모임에도 가지 못했다고 어머니가 한탄하는 말을 듣고 화가 폭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년 전 광주의 한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뒤 직업을 갖지 못한 김군이 PC방에서 오랜 기간 아르바이트를 해오면서 잔혹성과 폭력성을 띠는 인터넷 게임에 심취해 있었다고 밝혔다.

광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