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바이어가 찾아오는 나라… 제조업 대국 독일

입력 2013-03-03 18:19

독일은 세계적인 수출 강국으로 꼽힌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수출 벨트마이스터(Weltmeister·세계 선수권자)’는 독일이었다. 비록 2009년부터 중국에 수출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당시 독일 수출은 매년 평균 8% 성장했다. 연간 무역수지는 1500억 유로가량 흑자를 냈다. 2011년에는 전년보다 11.4% 증가한 1조601억 유로를 기록, 사상 최초로 수출 1조 유로를 돌파했다.

미국(3억1300만명), 일본(1억2700만명)보다 훨씬 적은 인구(8100만명)의 독일이 세계 수출시장을 선도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독일의 제조업 중시 경향을 들 수 있다. 독일 국민들은 제조업이 독일의 경제적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 같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독일 경제는 자동차, 기계, 화학 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춰 왔다.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 또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른 나라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특화된 분야의 고품질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5.6%로 영국, 미국의 배에 달한다. 총 수출액 중 제조업 비중은 70% 이상이며 특히 자동차, 기계, 화학 등 3대 산업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박람회산업과 해외 네트워크 등 다른 나라가 따라오기 힘든 마케팅 수단도 갖고 있다. 하노버 산업박람회 등 매년 140여개 국제 박람회가 개최되며 해외에서 바이어 등 950만명 이상이 독일 박람회를 찾는다. 229개에 달하는 해외 공관과 120개의 해외 상공회의소, 독일무역투자청 등이 주요 수출시장에 진출해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해준다. 독일 대사관, 총영사관 등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 관문을 열어주고 네트워크를 형성해주는 일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러한 독일의 수출 정책은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독일 기업들은 수출 증대를 통해 늘어난 이윤만큼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설비투자를 늘린다. 이는 곧 독일 소비자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져 내수를 진작시키고 있다.

독일연방상공회의소 일자 노트나겔 무역담당 이사는 “기업들은 다품목 대량생산이 아닌 단품목 고품질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정부는 물류 등 인프라 구축과 수출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이 맞아떨어져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