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크로스… 박지성, 잔류의 길 열다
입력 2013-03-03 18:06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후반 32분 박지성(32·퀸스파크레인저스·이하 QPR)이 오른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했다. 상대 수비수 요시다 마야가 재빠르게 달려들었다. 박지성은 과감한 태클로 요시다의 수비를 벗겨내고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는 문전에 있던 제이 보스로이드가 받아먹기 좋게 날아갔다. 보스로이드는 가볍게 왼발을 갖다대 결승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3호(리그 2호) 도움을 기록한 박지성은 팀이 2대 1로 이겨 기쁨이 더했다.
박지성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세인트 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의 2012∼201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서 있던 후반 32분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지난해 9월 27일 레딩과의 리그컵 3라운드 홈경기와 같은 해 10월 7일 웨스트브로미치와의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박지성은 약 5개월 만에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날 승점 20을 쌓은 QPR은 1부 리그 잔류의 마지노선(17위)에 있는 위건(승점 24)과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좁혔다.
조직력이 모래알 같은 QPR이지만 이날은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그 중심에 박지성이 있었다. 4경기 만에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태클과 악착같은 몸싸움으로 사우스햄튼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박지성이 수비에서 맹활약하자 QPR의 공격라인이 힘을 받았다.
QPR은 전반 14분 찾아온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호일렛이 중원에서 롱 패스를 날렸고, 레미는 페널티지역에서 잡아 선제골을 뽑았다. 사우스햄튼은 전반 추가시간에 개스턴 라미레스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박지성의 기막힌 어시스트와 보스로이드의 논스톱 슛에 무너졌다.
사우스햄튼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박지성이 팀의 1부 리그 잔류라는 ‘기적’을 이끌 수 있을까? 해리 레드냅 감독이 10일 0시에 열리는 선덜랜드전에서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