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최고금리 연 4.5%… 6일 출시
입력 2013-03-03 23:49
18년 만에 부활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의 금리가 최고 연 4.5%로 정해졌다. 시중은행의 평균 예·적금 금리보다 1% 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고금리에 세제혜택까지 있는 재형저축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저축률을 끌어올릴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16개 시중은행이 재형저축 약관 확정안을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2∼4.5% 수준이다. 우대금리는 급여이체, 온라인 가입, 공과금 이체 등에 따라 추가로 붙는다. 금감원은 은행들과 협의를 거친 후 이번주 초에 약관 심사를 마칠 계획이다. 은행들은 오는 6일 각 지점과 홈페이지에 금리를 고시하고 판매를 시작한다.
재형저축 금리는 금융권 예상보다 다소 높아졌다. 당초 은행들은 현재 적금 금리인 연 3% 초·중반 수준보다 0.5% 포인트가량 더 주는 것을 고려했었다. 하지만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가 기존 적금보다 1% 포인트 이상 뛰었다. 한 시중은행 수신담당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 4%를 넘게 주면 은행에 남는 돈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재형저축은 미래 우수고객을 대거 확보할 기회라고 생각해 높은 금리가 책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재형저축이 붕괴된 저축의 인기를 되살릴 것으로 기대한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저축액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저축률이 20%를 웃돌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저축하지 않는 나라’로 바뀌었다.
은행들은 재형저축이 기존 상품보다 금리가 높을 뿐 아니라 비과세 효과가 있고,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어 매력이 큰 상품이라고 본다. 재형저축은 7년 이상 유지할 경우 이자와 배당소득에 매겨지는 소득세 14%가 면제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76년 재형저축이 처음 출시됐을 때와 상황이 달라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당시에는 연이율이 최고 30%에 이르러 서민의 필수 재테크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금리 매력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재형저축 금리가 첫 3년은 고정금리로 적용되고, 4년째부터 변동금리로 바뀌는 것도 가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불황이 이어진다면 향후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가 엄청나게 높은 것도 아닌 데다 4년째부터 변동금리가 되면 결국 낮은 금리를 받게 될 수도 있어 매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