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사회적응과 취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북한체제에서 당한 오랜 심리적 상처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남한의 북한이탈주민들의 뿌리 깊은 상처를 치료하는 일에 쓰임 받고 싶습니다.”
지난달 25일 ‘탈북민들을 통하여 본 북한체제-트라우마 불안’으로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상담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은 유혜란(50·사진) 박사는 탈북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돌봄사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1학기부터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임용됐다. 탈북 출신의 첫 상담학 박사다. 그는 평양에서 출생해 경성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한 후 6년간 의사로 근무했다. 그가 탈북을 결심하게 된 것은 1998년이었다. 당시 평양음악무용대학 교수였던 그의 삼촌이 정치범인으로 체포되자 기자인 아버지를 비롯한 온 가족이 지방으로 추방됐다.
“고난의 행군 시기인 98년 ‘아버님사망 전’이란 전보를 받고 친정집에 갔다가 친정식구들과 함께 중국으로 탈북했어요. 이후 북한에 다시 들어가 남편과 두 딸과 함께 99년 북한을 탈출해 몽골을 거쳐 2000년 5월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친 탈북과정을 통해 하나님을 믿게 됐고 북에 남겨진 혈육과 동포에 대한 선교적 사명으로 2002년부터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공부를 했다. “신사동교회에서 5년 동안 전도사와 부목사로 사역하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사회 정착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왜곡된 대인관계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상담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그는 평촌 새중앙교회에서 북한선교회를 담당하고 있으며, 연세대 상담코칭지원센터(소장 권수영)와 협력기관인 ‘하나상담센터’를 개설해 북한이탈주민들을 무료 상담하고 있다. 또 북한이탈주민들의 체제 트라우마 불안으로 왜곡된 자아 회복과 향후 북한주민들의 체제 상처 치유를 위한 사단법인 ‘북한체제 트라우마 치유연구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지현 기자
“북 이탈주민 눈물 닦아주는 하나님의 종 되겠다”… 탈북민 첫 상담학 박사 유혜란 교수
입력 2013-03-03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