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생활비 10만원, 학교 기숙사 안부럽다… 지방 학생들을 위한 신앙공동체 ‘드림스타터스’
입력 2013-03-03 19:56
보증금 3000만원, 월세 90만원. 서울 이화여대 부근 사글세방 시세다.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은 월세부담을 줄이고자 궁여지책으로 2∼3명이 모여 산다. 하지만 거세게 밀려드는 세속문화까지 막아낼 순 없다. 이런 현실에서 서울의 한 소형교회가 대학 새내기들의 신앙과 거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서울 주자동 드림의교회(이상화 목사)는 3일 ‘드림스타터스’라는 이름으로 10여명의 새내기 대학생과 함께 신앙공동체를 구성했다. 이것은 단순 학사 수준을 넘어 교회가 진행하는 훈련과 사역, 파송, 멘토 사역에 신입생들을 동참시키고 영성·생활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외동딸 아이가 포항의 모 대학과 서울시립대에 동시에 합격했거든요. 집이 대구라 포항으로 보낼 생각도 했지만 지난해 12월 이상화 목사님으로부터 드림스타터스의 비전을 듣고 곧바로 서울로 학교를 결정했어요. 이런 시스템이라면 안심해도 될 것 같아요.”
박원(47)씨는 딸 하가영(21)씨의 손을 잡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씨는 “나도 대학 1학년 때부터 세상문화에 젖어 교회를 멀리 하다가 20년 만에 다시 신앙을 회복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 사역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교회가 이 사역을 구상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 지방출신 기독학생들이 상경과 동시에 신앙생활이 단절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이단세력, 방탕한 대학·도심문화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야 한국교회 청년세대의 명맥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소식을 접한 서울 소망교회(김지철 목사)가 교단을 뛰어넘어 거금을 쾌척했다. 그렇게 서울 예장동과 갈월동에 82㎡(25평)짜리 남녀 학사를 개설했고 전국 20여개 교회에서 입소자를 추천받았다. 교회 성도들은 세탁기부터 숟가락에 이르기까지 물품일체를 헌물했다. 학생들은 황찬욱 강도사의 지도아래 새벽기도회는 물론 방별 기도회, 제자훈련, 노숙인 섬김, 15주짜리 기독교 세계관 교육 등에 참여한다.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에 합격해 충남 당진에서 상경한 김준하(20)씨는 “솔직히 음주 등 대학문화를 이겨낼 자신이 없다”면서 “교회 기숙사에 거주한다는 것 자체가 대학생활을 붙잡아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 목사는 “상경하는 대학생 10명 중 2명만 신앙생활을 하고 나머지는 교회를 떠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신앙을 잃는 현상이 심각하다”면서 “서울지역 교회들은 지방교회에서 잘 성장시켜서 보내준 기독인재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드림스타터스 훈련기간은 6개월이며, 생활비로 매달 10만원만 내면 된다. 현재 여학생 1명이 공석이다(02-722-5222·d-ream.org).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