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서 합동훈련 징후… KR 등에 대한 무력시위용?
입력 2013-03-03 17:45
북한군이 동해지역에서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준비하는 징후가 우리 군 당국에 의해 포착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3일 “북한군이 대규모 합동훈련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북한 전역에서 훈련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초 동해에서 육·해·공군 통합 화력훈련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오는 11∼21일 실시되는 한·미 연합 키리졸브(Key Resolve)와 지난 1일 시작된 독수리 연습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북한은 우리 군의 훈련 기간에 맞춰 맞대응 차원의 대규모 훈련을 한 적이 없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훈련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은 작년 3월 남포에서 육·해·공군 합동 사격훈련을, 같은 해 4월 평양 남쪽 대원리에서 육·공군 화력훈련을 실시했었지만 이번은 이전에 비해 훨씬 대규모 훈련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핵 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최근 남은 한 곳(풍계리 남쪽갱도)에서 계속 움직임이 있다. 북한은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국지도발 중에 하나는 반드시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중국 구축함과 호위함이 서해 공해상에 설정된 우리 군의 작전구역(AO)을 침범해 1주일에 1∼2회씩 정기적인 순찰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O는 서해 상공에 설정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처럼 국적불명 선박이나 불법무기 선적 선박들이 우리 영해로 진입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구역이다. 북한 상선들은 우리 군의 AO로 진입할 수 없게 돼 있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 측은 군함들의 정상적인 임무수행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우리 군 AO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