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그린 피아노·바이올린·첼로의 하모니
입력 2013-03-03 17:28
베토벤은 ‘피아노삼중주’(피아노·바이올린·첼로) 장르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그는 바이올린과 첼로를 피아노의 보조 역할쯤으로 그리던 피아노삼중주를 3개 악기가 대등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장르로 재탄생시켰다. 베토벤이 그려낸 피아노·바이올린·첼로의 아름다운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향의 ‘베토벤 삼중 협주곡’=하나의 악기만을 독주악기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협주곡과는 달리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은 독주악기로 피아노·바이올린·첼로를 쓴다. 즉 피아노삼중주에 오케스트라를 합쳐놓은 형태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비슷한 시기에 작곡한 ‘열정’ ‘발트슈타인’과 같은 걸작들과 비교할 때 전개나 구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특유의 아름답고 로맨틱한 선율로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실력 있는 독주자 세 명이 필요한데다 이들의 완벽한 균형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실연으로 만족스러운 무대를 즐기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화려한 독주자들의 진용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직접 피아노에 앉아 서울시향 악장인 스베틀린 루세브, 첼리스트 송영훈과 함께 독주부를 연주한다. 정 감독은 동시에 지휘도 맡기 때문에 ‘지휘하며 피아노를 치는’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14∼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1만∼12만원(1588-1210).
◇최희연의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시리즈’=11년 전부터 심도 깊은 해석으로 베토벤의 전곡 연주에 도전해 온 피아니스트 최희연(45) 서울대 음대 교수. 그가 베토벤의 피아노삼중주 7번 ‘대공’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루제로 알리프란치니, 첼리스트 피터 스텀프가 호흡을 맞춘다.
‘대공’은 베토벤이 남긴 7개의 피아노삼중주 가운데서는 물론, 실내악 역사상 가장 뛰어난 피아노 삼중주 곡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베토벤의 후원자이며 제자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됐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베토벤의 작품 세계가 완숙 단계에 이르렀을 때 쓰인 곡으로 웅대한 규모와 풍성한 악상, 전곡에 걸쳐 흐르는 기품이 돋보인다.
최희연이 지난해 시작한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로 ‘대공’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2번 등도 함께 연주된다. 14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8000∼3만원(02-6303-1977).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