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명직 최고위원 두자리 호남 배려 검토

입력 2013-03-01 18:34

일부 지도부의 청와대 및 내각 입성으로 생긴 공백을 언제, 어떻게 메우는가의 문제가 새누리당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당 대표를 제외한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 등 지도부 가운데 상당수가 충원 또는 교체될 예정이어서 당은 사실상 ‘새판 짜기’ 모드로 돌입한 상태다.

당장 급한 불은 공석인 최고위원 2명을 충원하는 일이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정현 전 최고위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진선 전 최고위원은 앞서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을 맡으면서 사표를 냈다. 공석인 두 자리는 당 대표가 지명할 수 있다.

지명권을 갖고 있는 황우여 대표는 공석인 두 최고위원직에 호남 인사를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빈 상태라 빨리 임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난 대선 때 처음으로 새누리당에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내 준 호남을 배려하기 위해 두 자리 모두 호남 출신 인사를 앉히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 몫으로 채워질 경우 유수택 새누리당 광주시당위원장과 지난해 5월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했던 김경안 전북 익산 당협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현재 호남 1명(이정현), 강원 1명(김진선)으로 배정돼 있던 두 자리를 호남에 몰아줄 경우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주요 당직을 강원 출신 인사에게 맡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발탁됨에 따라 공석인 정책위의장 자리도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이 물려받거나 권성동 의원이 맡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으나, 이한구 원내대표가 겸직을 희망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가 지명한다.

지도부 공백 사태는 당내 주요 인사들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내대표 경선과도 맞물려 있다. 주요 인사들이 원내대표로 출마하면서 주요 당직자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경우 지도부 공백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출마할 것으로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사는 서병수 사무총장을 비롯해 최경환·이주영·남경필 의원 등이다. 서 총장은 황 대표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으나 황 대표가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의 경우 새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맡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게 될 4월 말, 5월 초까지 지도부의 새판 짜기 및 주요 당직의 공백 상태는 이어질 전망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