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3·1절 기념식] 北·日에 메시지 던질땐 표정 결연

입력 2013-03-01 22:32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 이후 처음 참석한 국가행사에서 일본과 북한에 변화를 촉구하며 결연한 표정과 단호한 목소리로 일관했다. 반면 국민행복, 경제부흥, 문화융성 등 국민을 향해 국정 비전을 밝힐 때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9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대선기간 기자회견 때 활용했던 프롬프터를 세워놓고 시종 담담한 어조로 연설문을 낭독했다. 그러나 일본과 북한에 메시지를 던질 때를 비롯해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는 손짓을 써가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특히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변화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에선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10여분간의 연설에서 22차례 박수를 받았다. 애국가 제창 때는 4절까지 큰 소리로 따라 불렀고, 3·1절 노래를 부르는 순서에서는 힘차게 태극기를 흔들었다.

‘애국가 부정 논란’을 빚었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기념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던 이 대표는 취임식에는 불참했지만 이날은 식장에 나와 박 대통령과 조우해 가볍게 목례를 나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북한에 ‘올바른 선택’을 촉구할 때는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박수를 치지 않고 박 대통령을 묵묵히 바라봤다. 또 기념식 직전 박 대통령이 주재한 티타임에 초청받았으나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식장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3빌딩에서 열린 당 지도부 출범식에서도 “(일제 하) 전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는 애국의 편에 섰나, 매국의 편에 섰나. 유신의 퍼스트레이디는 민주주의의 편에 섰나, 독재의 편에 섰나”라며 독설을 이어갔다.

기념식에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 지난 정권 각료들이 정부 대표로 자리를 지켰다. 강창희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정당 대표, 종단 대표, 광복회장 및 회원, 독립유공자 유족, 주한 외교단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