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주 작년 538명 그쳤다… “한국의 경제력·국제적 위상 높아진 때문” 분석
입력 2013-03-01 22:26
1970년대 4만명이 넘었던 ‘해외 이민’ 규모가 지난해 538명에 그쳤다. 정부가 해외 이주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2년 이후 최저치다.
외교통상부는 1일 해외 이주 통계 자료를 통해 지난해 국내에서 접수된 해외 이주 신고자가 538명으로 2011년(753명)보다 215명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 이주자가 가장 많았던 1976년 4만6533명의 1.15%에 불과하다. 538명 중 445명이 미국으로 이주해 가장 많았다. 미국 이주자는 2009년 처음 세 자릿수(599명)로 떨어진 뒤 계속 줄고 있다.
해외 공관에 접수되는 ‘현지 이주’ 신고도 함께 줄어드는 추세다. 현지 이주는 해외에 거주하다 영주권 취득 등으로 영구 이주하게 된 경우를 뜻한다. 보통 이민자 수는 국내와 공관 신고 건수를 합친 것이다. 지난해 현지 이주자는 1만4785명으로 2011년(2만1875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두 신고자를 합한 전체 이민자는 1만5323명으로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만명대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는 한국의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해외 이민이 정점에 달했던 1976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825달러, 이민자 수가 급감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에는 2만2720달러였다.
해외로 나가는 이민자가 줄어든 반면 재외동포의 영주 귀국은 2003년 2962명에서 2011년 4199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1∼10월)에도 3124명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영주 귀국 신고를 하지 않고 재외동포 비자 등으로 한국에 있는 역이민자들을 고려하면 실제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민의 역사가 오래되면서 고령자들의 귀국과 그들의 자녀와 손자가 한국으로 유학이나 취업하러 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