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공격 지지”… 美상원 결의안 추진
입력 2013-03-01 22:41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공격을 지지하는 결의안이 미국 상원에 제출된다고 데일리비스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문제를 풀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진행 중인 시점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남캘리포니아) 연방 상원의원이 공동으로 작성한 결의안은 “이스라엘이 방어를 위해 군사적 행동을 취하게 될 경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영토와 국민, 지위를 지키기 위해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보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랜드연구소의 알리레자 네이더 박사는 “결의안은 미국이 기존 입장을 번복해 이스라엘의 공격을 용인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미국도 군사적 행동에 동참한다는 내용도 문제다. 개리 식 컬럼비아대 교수는 “전쟁이라는 한 국가의 중차대한 결정을 외부에 맡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3일부터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는 이 결의안을 단체의 공식 요구사항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AIPAC는 이스라엘과 유태인의 막강한 영향력이 결집된 미국 정치권의 최대 로비 단체로, 지난해 총회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올해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연설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이란 핵 문제와 팔레스타인 분쟁이 올해 AIPAC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원 결의안이 당장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존 케리 국무장관이 유럽과 중동을 방문, 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기에는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케리 장관은 취임 후 처음 찾은 중동 순방에서 애를 먹고 있다. 함께 시리아 내전 문제를 의논할 예정이던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달 27일 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을 파시즘, 반유대주의와 맞먹는 반인도 범죄로 간주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집트 야권 대표 인사인 함딘 사바히 국립구국단체 대표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케리 장관과 회동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들을 만나 4월 예정된 총선 일정을 보이콧하지 말 것을 설득할 예정이었다. 사바히는 “미국의 압력에 굽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연합은 케리 장관 주도로 28일 로마에서 열린 ‘시리아의 친구들’ 회견을 보이콧하기로 했다가 철회한 적도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