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기계, 엔저로 수출 적신호
입력 2013-03-01 22:43
무역수지가 1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와 일반기계의 수출이 크게 줄어 엔저(円低) 등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지식경제부가 1일 집계한 2월 수출입 동향 잠정치를 보면 수출은 423억2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감소했다. 수입 역시 10.7%가 줄어든 402억6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설 연휴가 있어 세관의 통관일수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총수출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루 평균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2.5% 늘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0억6100만 달러로 1년 넘게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4억8000만 달러의 무역흑자보다도 2월은 5배 가까이 나아졌다.
효자는 IT 업종이다. 전 세계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의 급성장과 태블릿PC 수요 증가에 힘입어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LCD는 6.2%, 반도체는 0.4%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보다 15.1% 감소해 엔저 영향권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차는 일본 메이커들과 주력 모델이 겹치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기계와 철강도 각각 -15.1%와 -10.5%로 후퇴했으며 특히 선박은 -40.3%나 추락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엔저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 속에서도 현재 추이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의 엔저 정책에다 미국발 시퀘스터(정부예산 자동 삭감) 후폭풍까지 겹쳐 국내 수출업체의 부담이 더 늘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