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코스닥… ‘中企 대통령’ 지원 기대감 솔솔
입력 2013-03-01 18:00
코스닥 시장이 질주하고 있다. 새 정부가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을 내세우면서 부쩍 활기가 돌고 있다. 연일 상승세를 타며 시가총액은 120조원에 육박,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덮어놓고 장밋빛 전망만 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8일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0.47% 오른 535.87로 거래를 마치면서 시가총액 119조1404억원에 이르렀다고 1일 밝혔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10월 12일의 118조5995억원이었다. 당시 코스닥 지수는 539.86이었다. 지수는 3.99포인트 낮은데도 시가총액은 5409억원가량 많다.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큰 종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부는 ‘봄바람’의 배경에는 새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대통령이 미래창조과학부 설립 등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지원 의지를 천명한 데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직접 약속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정보기술(IT) 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3%로 압도적이다.
지난달부터 증권사들은 코스닥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1999년, 2005년, 2009년에 이어 올해가 코스닥 시장이 수익률에서 코스피를 의미 있게 넘어서는 4번째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20일 코스닥 지수는 479.21, 시가총액은 105조4658억원이었다. 이 지표는 지난달 28일까지 2개월여 만에 각각 11.8%(56.66포인트), 13.0%(13조674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999.50에서 2026.49로 1.3%(26.99포인트), 시가총액은 1155조3835억원에서 1173조1925억원으로 1.5%(17조809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코스닥 강세가 코스피 약세의 반사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시장의 대형주들이 ‘뱅가드 리스크’(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 지수 변경에 따른 자금 이탈)나 환율 위험에 노출되면서 투자자 관심이 중소형주로 쏠린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종목은 내수 위주인 종목이 많아 원화 강세에 따른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또 새 정부 출범 직후를 포함한 연초에는 통상 코스닥 상승률이 코스피를 웃도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게다가 코스닥의 노른자위 종목인 IT업종은 대부분 부품 납품업체라 대기업이 계속 고전하면 상승 탄력을 받기 어려워진다. 대선 때 기승을 부렸던 테마주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경계할 대목이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새 정부의 정책기조로 볼 때 김대중 노무현 정부 초기처럼 코스닥 성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