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시 3·1정신이다] ‘3·1운동 기념예배’ 확산 앞장선 박춘화 서울 창천교회 원로목사

입력 2013-03-01 17:35


“3·1운동은 한국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독립운동이자 신앙운동입니다. 교회와 기독교인 다수가 독립운동에 참여해 일제로부터 큰 박해를 받았지만 이를 기점으로 기독교가 우리 민족에게 단기간에 뿌리내릴 수 있었습니다.”

3·1운동의 민족정신과 한국교회의 항일전통을 계승키 위해 1969년부터 ‘3·1운동 기념예배’ 확산에 앞장선 박춘화(76) 서울 창천교회 원로목사의 말이다. 박 목사는 지난 2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1운동이 신앙운동인 이유를 이같이 답하며 한국교회가 3·1운동에 나타난 하나님과 민족사랑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3·1운동이 한국교회의 역사를 가르는 기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민중종교’로 인식됐으며, 국내 기독교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기독교는 민족을 위한 종교였습니다. 3·1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고 독립운동에 유관순을 비롯한 기독 젊은이들이 적지 않게 나섰습니다. 때문에 수모도 많이 겪었습니다. 1919년 5월 당시 조선총독부 자료에 따르면 3·1운동으로 전국 82개 교회가 파손될 정도였으니까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 신앙 선배들의 정신이 ‘한국교회의 유산’이라 본 박 목사는 84년 3·1독립선언서와 기독교인으로 3·1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의 회고담, 예배 식순 등을 담은 ‘3·1운동기념예배사례집’을 제작했다. 또 같은 해 3월엔 인근 4개 교회에 3·1절 연합예배를 제안해 매년 ‘신촌 지역 연합예배’를 함께 드리는 전통을 만들었다.

41년간 역사의식을 가지고 목회를 해 왔다는 그는 유대인의 유월절처럼 한국교회가 3·1운동과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신앙을 올바로 가져야 나라사랑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욕심에 사로잡히면 나라와 상관없이 매국노처럼 자기 잘사는 일에만 골몰합니다. 하나님 사랑부터 바로 세워야 이웃을 사랑할 수 있고, 민족과 나라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도 기독교인이 앞장서서 3·1정신을 갖춘다면 남북통일시대를 속히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