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EU 일방적 혜택”…EU보고서-수출 37%늘고 수입은 1% 증가 그쳐

입력 2013-03-01 00:56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EU의 수출 증가는 두드러진 반면 한국의 수출은 미미해 EU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EU 집행위원회가 25일 유럽의회에 제출한 ‘한·EU FTA 이행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FTA가 발효된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1년간 성과를 분석한 결과 EU는 한국과 FTA를 체결하기 전 4년 동안 12개월 평균 수출과 비교해 37% 증가했다.

특히 관세가 폐지된 완전자유화 품목의 경우 54%(44억 유로) 증가했다. 이 기간 같은 품목의 전 세계 수출은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과의 FTA 효과가 EU의 수출 증대에 뚜렷하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분자유화 품목 수출도 35%(39억 달러) 증가했다. 반면 FTA 발효 후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관세청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EU 수출액은 494억 달러로 전년(557억 달러)에 비해 11.4% 줄었고 수입은 504억 달러로 6.2% 늘었다. 10억 달러 적자로, 한국이 EU와의 교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7년(4억 달러) 이후 15년 만이다.

보고서는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증가가 미미한 수준에 머문 것은 EU 회원국의 경기침체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 기업이 생산시설을 EU로 옮기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직접 수입이 감소한 것도 대EU 수출 증가를 억제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와인이나 화학제품, 섬유, 의류 같은 완전자유화 품목의 경우 EU나 한국 모두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특히 1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한·EU FTA의 장기적 효과를 전망하기에는 이르지만 EU는 분명 상당한 혜택을 보았고 한국에 대한 수출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상황이 안정돼 양측 모두 교역이 확대되는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카를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FTA 체결 1주년을 맞은 지난해 6월 “EU의 성과는 매우 초기 단계의 수익에 불과하다”며 “서비스 부문 등 한국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부분에서 더욱 더 개방화가 진행될수록 흑자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