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복주머니 등 취임식은 朴대통령 작품”… 김행 청와대 대변인, 불통 지적 쏟아지자 부랴부랴 설명

입력 2013-02-28 18:10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 행사의 콘셉트를 직접 제안하고 세부 일정까지 꼼꼼하게 지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청해서 한복을 입었다고 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취임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박 대통령이 ‘이렇게 해 달라’고 지시했으며 소소한 것 하나까지 다 챙겼다고 김진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전했다”며 “전야제 달집 행사나 광화문 오방색 복주머니 개봉 행사는 100% 박 대통령 아이디어였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경청’과 ‘전통문화’를 주제로 국민의 소리를 들으면서 취임하겠다.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려면 국민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고 김 위원장에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또 “박 대통령이 취임식에서는 대통령으로서 권위와 장엄함을 보이기 위해 양장을 입었지만 이후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한복으로 갈아입고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취지가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아서 (뒤늦게) 밝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이틀 취임외교 일정을 정리한 자료를 내고 여성 외빈들과 접견 일정이 많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만난 외빈 국적과 명단이 적힌 목록에는 이례적으로 성별도 기재했다. 이틀간 만난 유엔 및 23개국 인사는 모두 27명으로 이들 가운데 10명이 여성이었다. 김 대변인은 “역대 어떤 취임식보다 각국 최고위직 여성들이 많이 온 것은 각 나라에서 여성을 세밀하게 배려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여성이 당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 취임 사흘이 지나서야 부랴부랴 취임행사 콘셉트와 외교일정 자료를 배포하며 ‘대(對)언론 서비스’에 나섰다. 취임 초부터 불통(不通) 브리핑 등 공보 기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창중 대변인은 전날 부실한 브리핑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공보업무의 실무적인 역할은 사실상 전 정권 인사들이 도맡아 처리해 왔다. 김 대변인은 “(언론이) 매일 정치 얘기를 자꾸 하는데 그만 좀 조지고(비판하고), 소프트한(부드러운) 기사도 보도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