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 스타일 분석해보니… 꼼꼼·준비·완벽 ‘근혜 스타일’
입력 2013-02-28 18:09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취임식을 마친 뒤 청와대에서 경축사절로 방한한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그동안 세 번이나 뵈었는데 항상 잘 돌봐주셨다.
최근에 건강이 안 좋으시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어떠신지 걱정이다”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큰 키에 긴장된 자세로 서 있던 고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의 이 말을 듣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고 전 총리는 처음보다 훨씬 부드러운 태도로 박 대통령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26일 오후 역시 청와대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와 만나서는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있다.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첫마디를 던졌다. 후쿠다 전 총리 역시 긴장을 풀고 환담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외빈들과의 접견 자료 등을 꼼꼼히 챙겨봤다고 한다. (청와대에서의 첫날) 새벽까지 주무시지 않고 읽은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 무려 23개국 외교사절을 만나고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고스란히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단 하나의 공식 일정을 소화할 경우에도 꼼꼼하게 사전 준비를 하는 ‘완벽주의자’ 스타일을 선보였다고 한다. 미리 자료를 챙기고 이를 숙지하며 외국 고위 사절단을 만날 경우 그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과 관계 등을 모두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에 들어와 아직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일을 도와주고 있는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박 대통령 스타일이 전임 대통령과 상당히 다르다고 전하고 있다. 한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은 내부 회의를 할 때면 상세한 내용보다 큰 그림을 주로 챙겼다”면서 “어떤 수석이든 아무 때나 대통령에게 전화하고 대통령도 언제든 전화해 상의하거나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반면 박 대통령은 어떤 일이든 철저하게 준비하고 미리 확인하는 스타일이라 참모들이 이를 위해 굉장히 열심히 사전자료를 만들고 완벽하게 자료가 정리될 때까지 일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행정관은 “며칠 보니까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스타일이 정말 다르다. 이 전 대통령은 수석들에게 결정권을 주고 맡기는 게 많았는데 박 대통령은 정교하고 세심하게 수석실의 보고 내용을 살펴보고 본인이 이를 가다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