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답답한 경기땐 직접 뛰고싶어”… 코치로 오리온스 복귀 김병철

입력 2013-02-28 22:27

“오리온스의 영광을 되찾겠습니다.”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았던 ‘피터팬’ 김병철(40)이 친정 팀인 고양 오리온스 코치로 돌아왔다. 김 코치는 90년대 초 고려대에서 전희철 SK 코치와 함께 농구대잔치 전성시대를 연 선수 중 한 명이다. 특히 김 코치는 오리온스 팬들에게 절대 잊혀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만이 유일하게 프로농구 출범 첫 해인 1997년부터 2010∼2011시즌까지 13시즌동안 단 한차례의 이동도 없이 오리온스에서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팀이 32연패에 빠졌을 때나 2001∼2002 시즌 통합우승을 일궜을 때에도 항상 그는 그 자리에 있었다. 오리온스의 유일한 영구결번도 그의 번호 ‘10번’이다.

2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만난 김 코치는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했다. 지난 18일 코치가 된 후 이제 막 4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코치 생활이 익숙치 않다. “가끔 선수들이 답답하게 경기하면 내가 코트에서 직접 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절친인 전 코치와는 연락했냐고 물어보니 “그냥 서로 농구장에서 좋은 경기 해보자”고만 했단다. 그래도 전 코치가 몸담고 있는 SK에는 날을 분명히 세웠다. 김 코치는 “매번 SK의 약점을 보고 있다”며 플레이오프에서 꼭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리온스 관계자도 “김 코치가 오리온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만큼 꼭 옛 영광을 되찾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 코치의 목표는 일단 추일승 감독을 잘 보좌해 올 시즌 최대한 승수를 많이 쌓는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팬들을 코트로 불러오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또 명 가드 출신답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쌓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다. 김 코치는 “중간에 들어와서 아직 부족하지만 선수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28일 경기에선 원주 동부가 창원 LG를 104대 76으로 대파하고 공동 6위에 올랐다. 동부의 104점은 올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부산 KT를 75대 67로 누르고 플레이오프 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고양=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