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열정… 프로축구 서른잔치 화려한 출발

입력 2013-02-28 17:39

“땀 냄새 풀풀 나는 축구장으로 오세요.”

프로축구 출범 30주년을 맞아 확 달라진 K리그 클래식이 2일 ‘디펜딩 챔피언’ FC서울과 FA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14개 구단의 감독 및 대표선수는 어느 시즌보다 당찬 출사표와 목표를 밝혔다.

◇성적·감동 두 토끼몰이=최용수 서울 감독은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며 “우리 팀은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의 조화가 잘 이뤄져 더욱 강해졌다”며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 K리그 클래식의 격을 높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내 선수들만으로 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황선홍 포항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없어도 걱정되지 않는다”며 “우리 선수들을 믿고 또 좋은 선수로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목표를 세워 나아갈 뿐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북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올 시즌엔 득점 기회를 최대한 살려 멀티골을 많이 넣겠다. 또 득점왕에도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고참 선수인 전남의 골키퍼 김병지(43)는 어린 선수들에게 “본인에게 스스로 감동을 주고,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천에 새 둥지를 튼 ‘풍운아’ 이천수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내 다시 한번 이런 자리에 앉고 싶다”며 “1년 2개월 동안 공백기가 있었지만 부상이 없기 때문에 체력만 끌어올린다면 뛰는 데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승 경쟁과 생존 경쟁=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은 14개 팀으로 운영된다. ‘스플릿 시스템(split system)’도 다시 도입된다. 14개 팀이 26경기를 치른 뒤 상위 7개 팀과 하위 7개 팀으로 나뉘어진다. 1∼7위 팀(그룹A)과 8∼14위(그룹B) 팀은 홈앤드어웨이로 12경기를 더 치른다. 13, 14위는 K리그(2부 리그)로 강등되고, 12위는 K리그 우승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K리그 클래식 감독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를 표방한 서울과 2011년 우승팀 전북을 꼽았다. 서울은 ‘데몰리션’ 콤비 데얀과 몰리나 등 주요 전력이 대부분 잔류한 데다 차세대 공격수 윤일록을 영입해 화력이 한층 강화됐다. 전북은 올 시즌을 대비해 무려 8명이나 영입했다. 대전의 주포 케빈을 비롯해 광주의 미드필더 이승기, 서울의 박희도, 대구의 송제헌 등을 데려와 공격과 중원을 보강했다. 또 인천 수비의 핵심이었던 정인환과 오른쪽 윙백 이규로를 영입해 ‘닥공(닥치고 공격)’에 ‘닥수(닥치고 수비)’를 더했다. 서울과 전북의 ‘양강 구도’를 깰 팀으로는 수원, 포항, 울산 등이 거론된다.

우승 후보만큼 강등 후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 대전, 경남 등 전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도민 구단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14위로 밀려 간신히 강등권에서 벗어난 강원의 김학범 감독은 “올 시즌 목표는 강등권 탈출”이라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