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코레일 증자안 전격 수용

입력 2013-02-28 17:33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이 증자안을 전격 수용하고 경영권을 1대 주주인 코레일에 넘기기로 했다. 이로써 자금난과 1·2대 주주 간 갈등으로 좌초위기에 몰렸던 용산개발 사업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롯데관광개발은 28일 공식 성명자료를 통해 “용산 개발사업의 중단 없는 성공과 서부 이촌동 주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코레일이 제시한 사업정상화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관광개발은 용산 개발사업 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의 자산관리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45.1%도 코레일에 양도하기로 했다. 그동안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과거 삼성물산이 내놓고 나간 지분(45.1%)과 단계적 개발이냐, 통합개발이냐를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코레일의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만큼 코레일도 긴급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랜드마크빌딩 2차 계약금 4161억원을 조속히 납부해 용산사업을 정상화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은 돌아오는 금융이자 59억원을 못 갚아 부도를 맞을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코레일의 요구를 전격 받아들이고 공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드림허브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현재 1조원인 자본금을 5조원으로 늘리는 사업협약서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1·2대 주주 간 싸움이 일단락되면서 향후 용산개발 성공의 열쇠는 코레일이 내놓은 증자안 성공 여부에 달려 있게 됐다. 코레일은 드림허브에서 받을 땅값 5조3000억원 중 2조6000억원을 자본금으로 전환키로 했다. 하지만 코레일 외 삼성물산, KB자산운용, 미래에셋, 푸르덴셜 등 민간출자사들이 1조4000억원을 출자하는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코레일은 시공권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이 랜드마크 빌딩 시공비로 받을 예정인 1조4000억원을 미리 출자전환하면 개발 사업권을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롯데관광개발이 코레일의 증자안을 수용한다는 결정에 환영하지만 민간출자사들 중에서 단독증자 참여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