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코미디 스타들 한자리서 ‘끼’ 보여준다… KBS 3월 3일 ‘코미디 40년’ 특집

입력 2013-02-27 20:09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 ‘한바탕 웃음으로’ ‘코미디 세상만사’….

우리나라 코미디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를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KBS가 공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3월 3일 밤 9시15분 2TV에서 방송하는 ‘개그콘서트(개콘)-코미디 40년’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특집 프로그램엔 임하룡(61) 엄용수(60) 김학래(59) 최양락(51) 김미화(49) 등 왕년의 코미디 스타가 대거 출연한다. 이들은 후배 개그맨들과 함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시커먼스’ ‘괜찮아유’ ‘봉숭아 학당’ 등 과거의 인기 코너들을 재연하게 된다.

출연자들은 2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랜만에 코미디 무대에 서는 소감을 밝혔다. 간담회 자리엔 까마득한 후배인 김대희(39) 신보라(26) 등도 참석했다.

특히 3년 만에 KBS에 출연하게 된 김미화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미화는 2010년 7월 트위터에 ‘KBS 출연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되면서 그간 KBS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는 “KBS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은 잊었다. 청문회 같은 데서도 안 좋은 기억은 일주일 만에 잊는데 벌써 3년 전 일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출연 섭외를 받고 특별한 감정을 느끼진 않았어요. 저는 ‘코미디언 김미화’인 만큼 기회가 되면 언제든 (방송에) 나가서 많은 분들을 웃겨드리는 게 제 소명이잖아요. (3년 만에 KBS에 출연하는 걸)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오히려 안타까워요.”

방송에서 김미화는 198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모은 ‘쓰리랑 부부’의 순악질 여사 연기를 다시 선보인다. 순악질 여사 남편 역할은 후배 허경환(32)이 맡는다.

간담회에선 군사 정권 시절이던 1980년대 코미디를 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엔 대머리 얘기도 못했고, (영부인 이름인) ‘순자’도 쓰면 안 됐죠. 거지 캐릭터도 ‘우리나라에 거지가 어디 있느냐’고 해서 할 수 없었어요.”(최양락)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할 때는 기업인들이 KBS에 코너 없애라고 압박을 넣기도 했어요. 노동조합 집회에서 (경영진을 비꼬기 위해) 우리 코너를 흉내 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김학래)

‘개콘’의 수장인 서수민 PD는 “이번 특집의 부제를 ‘코미디는 흐른다’로 정했다”며 “선배들의 캐릭터가 이어져 지금의 ‘개콘’이 존재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