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마지막 강론… 감동적인 작별
입력 2013-02-28 00:06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퇴임을 하루 앞둔 27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15만명 앞에서 교황으로서 마지막 강론을 했다. 로이터 통신은 감동적인 작별이라고 표현했다. 이 행사는 교황의 사실상 마지막 공식 업무였다. 그는 28일 오후 8시(한국시간 3월 1일 오전 4시)면 598년 만의 전임 교황이 된다.
교황은 “나의 사임 결정은 영혼의 깊은 고요함 속에서 이뤄졌다”며 “사임 후에도 기도를 통해 교회에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위 기간은) 기쁨과 영광의 순간이었지만 파도가 이는 바다처럼 고난의 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군중에게 “감사하다”고도 했다.
그는 알현을 마친 뒤 헬기를 이용해 로마 인근 유적지 ‘카스텔 간돌포’로 이동했다. 교황의 여름철 별장인 이곳에서 후임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머물 예정이다. 화려한 퇴임식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후에는 바티칸에 있는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수도원에서 살게 된다. 소박한 외관의 4층짜리 건물은 한때 정원사들의 거처였다. 부대시설은 도서관과 예배당이 전부다.
성직자 의복 ‘카속’은 계속 입지만 교황을 상징하는 의복은 더 이상 착용하지 않는다. 대신 지난해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선물받은 갈색 신발을 신을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교황은 퇴임 후 ‘명예 교황(emeritus pope)’으로 불린다. 이 칭호는 교황이 직접 선택했다고 바티칸 측이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라는 이름과 ‘성하(Your Holiness)’라는 존칭은 그대로 유지된다. 콘클라베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추기경단 회의는 다음달 4일 열릴 예정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