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다오에 항모 랴오닝함 기지… “서해·동중국해 중시”포석

입력 2013-02-27 22:20

중국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은 남중국해보다는 황해(서해)와 동중국해의 전략적 중요성이 훨씬 크다는 판단에 따라 칭다오(靑島) 자오둥(膠東) 항모기지를 모항으로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으로 항공모함 전문가인 리제(李杰)는 27일 신경보(新京報)를 통해 “랴오닝함이 칭다오를 모항으로 정한 것은 국가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런 전략에 따라 중국 해군이 남해함대가 속하는 하이난(海南)섬 싼야(三亞) 야룽(亞龍)만 대신 북해함대가 있는 칭다오에 항모기지를 건설했다는 것이다.

랴오닝함의 최우선 작전무대는 서해와 동중국해가 될 전망이다. 칭다오와 한국 서해안까지의 거리는 570㎞에 불과해 랴오닝함이 산둥(山東)반도 앞바다에 나타나면 한반도가 바로 작전권 안에 들게 된다.

칭다오항의 자연조건도 항모기지 건설의 주요 배경이 됐다. 해군전문가 류장핑(劉江平)에 따르면 항모기지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항구 수역이 500만㎡ 이상이어야 하고 최대 수심은 25m를 넘어야 한다. 항모가 입출항하는 수역은 넓이가 400m를 넘어야 하며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보급선 등으로 항모편대를 구성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춰야 한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해군이 이런 판단을 거쳐 2008년부터 4년에 걸쳐 칭다오에 자오둥 항모기지를 건설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칭다오 샤오커우쯔(小口子) 지구의 6개 마을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신경보(新京報)와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랴오닝함이 앞으로 이곳에서 항모편대 훈련을 하고 함재기 야간 이착륙 훈련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리제는 “항모와 부속 함정의 합동훈련은 아주 중요하다”며 “항모편대 훈련은 보통 1∼2년 걸리지만 중국 해군은 전혀 경험이 없기 때문에 2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랴오닝함은 앞서 26일 그동안 머물던 다롄(大連)항을 떠났으며 이날 저녁 자오둥 항모기지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군은 랴오닝함이 칭다오를 모항으로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