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온다구요’ 이정석 새음반… “내 음악은 된장같은 발라드”
입력 2013-02-27 18:18
1980년대 가수 이정석(46·사진)이 히트시킨 노래들을 열거해보자. ‘첫 눈이 온다구요’ ‘사랑하기에’ ‘사랑의 대화’…. 누군가는 이들 곡명만 들어도 그 시절 아련한 추억이 생각나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당시의 이정석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반가울 법한 음반이 28일 발매된다. ‘아픈 이별’ ‘사랑얘기’라는 신곡 두 곡이 담긴 ‘러브(LOVE)’라는 제목의 디지털 싱글 음반.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석은 “오랜만에 발표하는, 내가 과거에 늘 부르던 느낌의 노래를 실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5년 만에 새 음반(8집)을 내놓긴 했었죠. 하지만 그땐 대중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내가 음악인으로서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았다는 걸 과시하려는 생각이 강했죠. 하지만 이번 음반은 아니에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만들었어요. 된장 냄새가 나는 한국적인 노래들이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다시피 이정석의 전성기는 80년대였다. 그의 인기는 90년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서히 인기가 떨어지고, 연예계 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이정석은 93년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뉴욕에 식당을 여는 등 현지에서 각종 사업을 벌이며 새로운 삶을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고, 98년 그는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음반을 내기도 했지만, 주로 실용음악학원에 출강해 가수 지망생들을 가르치며 세월을 보냈다.
“돌아보면 그동안 음악에만 매진하지 못했던 게 아쉽고 후회가 되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굴곡이 앞으로 음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가 음악에 전력을 다하기로 마음먹은 건 지난해부터다. 가수로서 이렇다 할 활동이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언젠가 무대에 서기도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정석은 “앞으로 꾸준히 음반을 발표할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계속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89년 이후 한 번도 열지 않았던 콘서트를 올해 안에 가질 생각이라고 전했다.
“80년대엔 체육관에서 큰 규모의 콘서트를 열었지만, 이젠 공연을 해도 소극장에서 가질 거 같아요. 팬들 가까이 앉아 진심을 담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거든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