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트리오’ 어머니 김순옥 권사 출간… “80여 인생 원동력은 신앙과 가족사랑”

입력 2013-02-27 21:12


‘조트리오’의 어머니 김순옥(85·경동교회) 권사가 그동안 써온 일기를 비롯해 삼남매와 주고받은 5000통의 편지를 정리해 ‘하늘이 주신 감동의 앙상블 조트리오 이야기’(모아드림)를 최근 출간했다. 조트리오는 피아니스트 조영방(60·단국대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조영미(58·연세대 교수), 첼리스트 조영창(55·독일 국립에센폴크방음대·연세대 교수)으로 결성된 국내 정상급 트리오다.

김 권사는 “인생의 숱한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온 지난 80여 인생의 원동력은 신앙과 가족사랑이 전부였으며 삼남매는 숙명적으로 만난 지음지기(知音知己)였다”고 말했다.

함흥 출신인 김 권사는 이화여대 가정학과 3학년 재학 중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부산으로 피난갔고, 그곳에서 바리톤 고 조상현씨와 결혼해 삼남매를 뒀다. 이후 세 자녀의 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재봉틀과 씨름하면서 생활비를 보태는 등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 그 덕분에 조트리오는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독일 뮌헨국제음악 콩쿠르(1981년)에서 우승했고 정상급 연주자로 성장했다. 김 권사는 1996년 정부로부터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김 권사는 자녀들이 남편을 통해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다고 말했다. “2010년 작고한 남편은 아름다운 마음가짐만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겸손을 가르쳤어요. 특히 음악가의 인간혼 예술혼 신앙혼이 결합된 트리오가 결성되길 바랐지요.”

어린시절 미국과 독일로 유학을 떠나 각자의 길을 걸었던 삼남매는 1976년 독일 뮌헨 콩쿠르 트리오 부문에 출전하면서 트리오 활동을 시작했다. 77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은상, 81년 뮌헨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3위에 입상해 주목받았다. 이후 독일 인도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등지에서 순회 연주활동을 했던 이들은 제2회 대한민국 음악제, 서울 올림픽 문화축제 등에도 초청되면서 국내 정상급 트리오로 인정받아 왔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