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사석 작전의 급소

입력 2013-02-27 17:33


최근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12∼13세에 프로가 된 기사들은 물론 신예 기사들이 무섭게 성장하며 바둑계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이런 고무적인 흐름에 발맞춰 지난 1월 말 ‘2013 동아팜택배 오픈 신인왕전’이 새롭게 시작됐다. 이 기전은 프로 아마 오픈 기전으로 입단 1∼3년차 프로기사 32명과 한국기원 소속 연구생 상위 10명이 함께 출전해 자존심을 건 건곤일척의 대결을 펼쳤다.

예선전에서는 연구생 출전자 이현준이 바둑 신동 신진서 초단을 꺾어 탈락시켰으며, 김창훈과 송혜령이 ‘슈퍼팬더’ 민상연 2단을 꺾으며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연출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강했다. 16강전에서 연구생 출전자는 전원 탈락하고 본격적인 별들의 전쟁이 시작되자 4강의 윤곽이 드러났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지난 KC&A 신인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동훈 초단. 바둑영재 신민준 초단 역시 영재 대 정상 대결에서 최철한 9단을 꺾고 차세대 주자로 합류한 인물. 두터운 바둑으로 끝내기가 강해 ‘이창호’를 연상케 하며 올레배에서 이창호 원성진 9단을 연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변상일 2단도 4강에 진출했다. 다음 달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강전에서 2013년 한국 바둑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다. 다음은 김성진 2단과 이동훈 초단의 대결.

<장면도> 백이 좌변의 흑을 포위하며 위협하고 있는 장면. 단순히 A로 뛰어나가는 것은 백 B로 자연스럽게 공격의 흐름을 주게 된다. 흑은 중앙으로의 탈출보다 자체 내에서 안정을 취하고 싶다. 흑1, 백2 다음 흑의 타개책은?

<참고도> 흑1의 치중이 멋있는 맥점. 백이 물러서서 2로 받는다면 3, 5로 모양을 갖춰 쉽게 안정되는 모습.

<실전도> 백1로 차단하고 싶은 자리. 하지만 흑은 2, 4로 끊어 흑 두 점을 사석으로 이용해 자체적으로 모양을 갖출 수 있다. 백이 당장 A로 두 점을 잡아둔다면 B를 교환하고 유유히 선수를 잡아 다른 곳으로 손을 돌릴 수 있다.

실전에 자주 등장하는 급소이다. 사석 작전을 통해 자신의 모양을 갖출 수 있는 좋은 맥점.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