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아내와 자장면 후루룩 이게 사람 사는 맛”… 페이스북에 퇴임 일상 첫 공개
입력 2013-02-27 18:34
‘자연인’으로 돌아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퇴임 후 일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새벽 페이스북에 “정말 오랜만에 옛집에 돌아왔습니다. 어제부터 서재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이삿짐 상자에서 꺼낸 책을 한 권 한 권 펼치며 책장에 꽂다보니 책 속에 담긴 추억이 새삼스럽네요”라고 근황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와 함께 자장면을 먹은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그렇게 한나절을 후딱 보내고 아내와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시장기를 달랬습니다. 후루룩 한 젓가락 입안 가득 넣어 먹다보니 이게 사람 사는 맛이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 함께 쳐다보며 웃었습니다”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람들도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로 접어들었다. 청와대에서 나온 이들은 귀향하거나 여행과 휴식, 또는 저술 작업과 현업 복귀 등을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일부 수석급 비서관들은 두세 명씩 무리지어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은 조만간 경남 거제로 귀향할 계획이다. 김대기 전 정책실장은 저술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의사결정에 관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한다. 김 전 실장은 저술에 나서기 전에 최금락 전 홍보수석, 노연홍 전 고용복지수석 등과 함께 지리산 종주에 나설 계획이다.
1년 6개월 동안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경호를 도맡았던 어청수 전 경호처장은 일단 지친 심신부터 회복키로 했다. 경호처장으로 재직하면서 단 한번도 개인 약속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빴던 만큼 지인들을 만나며 쉬겠다는 것이다. 변호사 출신인 정진영 전 민정수석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현업에 복귀키로 했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역시 휴식 이외에는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퇴임하면 좋아하는 낚시를 하면서 세월을 낚겠다”고 말해왔다.
김상협 전 녹색성장기획관은 현직 때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그린란드까지의 북극항로 개발을 계속 추진할 의향이다. 하루 전날까지 이 전 대통령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빴던 박정하 전 대변인도 당분간 쉬겠다는 생각이다.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리었던 임재현 전 제1부속실장은 비서관으로 임명돼 논현동 사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종현 전 춘추관장은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으로 진학할 예정이다. 김영수 전 연설비서관도 이 전 대통령의 말과 글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면서 향후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