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겨울을 난 바울 로마로 발걸음을 서두르다
입력 2013-02-27 17:07
사도행전 28장 11∼15절
본문에 나오는 몰타(멜리데)섬의 오늘 날씨를 보니 섭씨 13도 정도가 됩니다. 학자들은 본문의 시기를 약 60년 2월 중순경으로 봅니다. 약 2000년 전 바울은 이 몰타섬에서 긴 겨울을 보내고 이때쯤 꿈에 그리던 자신의 사명지 로마로 복음을 전하려고 신발을 고쳐 매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방인의 사도로 부름 받은 바울은 지금 최고의 이방인의 도시이며 최고의 정치 중심인 로마로 가서 복음을 전달하려는 열정 속에 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이 로마를 복음화하면 전 세계의 복음화는 지척에 있는 것입니다. 이 사명에 투철한 바울은 예루살렘을 떠나 험한 광풍의 어려움을 겪고 멜리데 섬에 도착하여 전도를 하며 석 달(행 18:11)을 보냈지만 그래도 그 마음은 벌써 로마에 가 있습니다. 이젠 겨울날씨도 풀려 여행하기에 적시입니다.
지난 2월 15일이 우수이고 오는 3월 5일이 경칩입니다. ‘우수 경칩이 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수(雨水)는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뜻으로 날씨가 많이 풀려 봄기운이 돋고 초목이 싹트는 절기입니다. 경칩(驚蟄)은 날씨가 따뜻하여 각종 초목의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땅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리고 사람들도 긴 겨울을 보내고 이젠 더 열심히 일하려는 절기입니다. 봄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긴 겨울을 기도생활과 성경공부를 통하여 신앙의 내공을 쌓는 일에 전념했다면 이젠 바울처럼 더 활발히 우리 활동반경을 확장하여 주님이 주신 사명을 위해 신발 끈을 잡아매고 더 열심히 일할 때입니다.
바울이 몰타섬을 떠날 때 탄 그 배의 머리 장식은 디오스구로(행 28:11)로 되었는데 디오스구로는 제우스의 아들인 쌍둥이 신으로 바다의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져 왔습니다. 같은 배에 타서 난파의 위험을 몸소 경험한 사도행전 저자인 누가는 이것을 구태여 성경에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지난 배 여행에서 항해 전문가인 선장과 선주가 바울의 말을 듣지 않아서 배가 파손되고 전부가 생명을 잃을 뻔한 사건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어떤 신이나 사람의 지혜도 항해하는 인간을 도울 수 없고,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이 바다를 다스리시며 더 나아가 인간의 생사회복을 주관하신다는 것입니다.
바울일행이 이젠 배에서 내려 보디올부터는 육로로 로마여행을 합니다(행 28:13). 65㎞만 더 가면 드디어 로마입니다. 그런데 이때 로마의 형제들이 압디오 광장과 트레이스 타베르네(세 여관이란 뜻)까지 마중을 와서 바울을 환영합니다(행 28:15). 아마 이들은 바울이 고린도에서 로마로 보낸 편지를 보고 그들을 방문하겠다는 바울을 기다리다 연락을 받고 온 로마의 기독교인들일 것입니다. 이곳은 원래 로마로 입성하는 로마의 승전군들을 미리 환영하는 곳인데 바울이 로마를 복음화할 것을 미리 아신 하나님께서 이들을 미리 보내셔 복음의 승리를 미리 맛보게 하신 것입니다.
바울이 몰타에서 겨울을 보내고 자신의 사명지인 로마로 선교하러 전진하듯이 우리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위해 가정, 이웃, 직장, 교회, 나라를 향해 더 열심히 전진할 수 있는 계절이 왔습니다. 일어나십시다! 로마로 가기 위해서!
양정 목사 (광주 학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