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9)]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Y엔 있다!
입력 2013-02-27 21:14
# 2013 학교 - 실버세대의 교육
91세의 나이로 초등학교 졸업 자격을 얻은 만학도가 최근 화제가 됐다. 졸업 시즌인 2월에는 “배움의 한을 풀었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노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는데 그중엔 여성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여성 노인들 중 무학자 비율이 30%가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가난과 전쟁 등 여러 사정으로 배움의 때를 놓친 이들이 주부학교, 노인대학 등에서 공부하며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진화, 발전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노인의 특성이 달라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역시 이전과는 다른 내용을 요구받는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 712만명)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래 노인세대는 일하는 능력과 사회참여 욕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노후의 생활 안정과 이들의 행복을 위한 제도나 사회적 환경은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다.
안정적이고 활기찬 노인세대를 위해 다양한 ‘실버세대의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YWCA연합회는 ‘은학의 집’이란 자체 시설을 만들어 노인세대의 경험이 존중되고 노인문화가 생성되고 확산되도록 노력해 왔다. 활기찬 노후 생활에 필요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서울YWCA는 노인세대를 위한 다양한 교육 활동을 일찍부터 펼쳐왔다. 또 그러한 교육이 배움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통해 회원으로서 다양한 YWCA회원 활동에 참여하게 해 준다. 예비노년층의 사회활동 준비를 위한 ‘ABC’(Again, Begin Courageously 용기 있게 시작하라)와 ‘여행세상’(여성 노인의 사회 참여를 통한 행복한 세상 만들기)으로 노인세대의 사회참여활동의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또 노인들의 여가와 문화 활동으로 오카리나와 하모니카, 원예 등 다양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할머니’는 동화 구연과 독서감상 활동으로 모이다 ‘이야기보따리’라는 자원봉사 동아리로 바뀌어 2009년부터 어린이집 등에서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한편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대비해 ‘예비시니어부부학교’, ‘인생후반전을 위한 여성의 Heart and Brain 신장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또 하마비즈 공예과정 수료 후 협회를 통해 이 과정의 정식강사로 활동하는 실버회원들도 있다.
서울YWCA는 그동안의 성과를 모아 Well-Aging 아카데미와 더불어 노인의 건강한 여가문화생활을 돕는 ‘연경당 마님’ 등 사업도 지속하고 있다.
또 안동YWCA는 노인 세대를 위한 활동으로 실버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요요클럽’을 만들어 봉사활동을 10년째 하고 있다.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어제의 정답이 내일의 정답이 될 수 없을 때가 많다. 과거의 경험이 미래의 실마리가 될 수 없는 환경에서 전 생애가 배움이 되는 과정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실버세대의 교육은 노인을 대상으로 우선 이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이제 노인세대는 현장과 생활에서 물러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과 자원을 사회에 제공하는 활력자로서 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YWCA는 노인세대를 위한 배움과 이들의 활기찬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명진숙(한국YWCA연합회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