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메달·증서 경매에 첫 등장
입력 2013-02-26 20:39
1950년대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 프랜시스 크릭 박사의 노벨 메달과 증서가 4월 11일 경매에 나온다고 ABC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최고의 명예로 평가받는 노벨상이 경매에 나오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크릭 박사는 동료인 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해 1953년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는 훗날 비약적인 유전학 발전 토대를 제공했고, 두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 노벨상의 시장 가치는 얼마일까. 경매 주관사인 헤리티지 옥션은 노벨상이 시장에 나온 전례가 없어 한동안 고심하다 입찰 개시가격을 일단 25만 달러로 정했다. 노벨 메달과 증서는 크릭 박사의 실험 가운과 책 등 기념품과 함께 경매에 나온다.
크릭 박사 가족들은 노벨상 판매 수익금이 2015년 런던에 문을 열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연구기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개인이 아닌 박물관 또는 연구소에 노벨상을 판매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크릭 박사의 손녀 킨드라 크릭은 “노벨상이 후세의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도록 공공 전시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크릭 박사는 노벨상을 수십년간 창고에 보관해왔다. 그의 연구실은 또 수많은 상패 대신 커다란 칠판과 찰스 다윈의 초상화로 꾸며질 만큼 검소했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