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심포지엄 여는 대한극지의학연구회 김한겸 회장 “극지의학, 신약 개발 등에도 유용”
입력 2013-02-26 20:39
극지(極地), 즉 남극과 북극에서의 생활은 인간의 심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초저온 환경의 극지 생활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집중 탐구하기 위한 토론회가 처음 열린다.
대한극지의학연구회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와 공동으로 27일 낮 1시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연구동에서 제1회 극지의학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극지의학이란 남극과 북극에서 장·단기간 생활하는 사람의 건강관리는 물론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치료하고, 국내 귀환 후 후유증과 대인관계 문제 등에 대해 연구하는 신학문 분야다.
대한극지의학연구회는 남극 세종과학기지와 북극 다산과학기지 등에서 한 번이라도 장·단기간 생활한 경험이 있는 의사 20여명이 결성한 순수 학술연구 단체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종과학기지와 다산과학기지에 이어 내년 6월 완공되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등 3개 극지 과학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회 김한겸(58·고려대 의대 교수) 회장은 “앞으로 육지와 많이 떨어진 극지에서 갑자기 사고가 발생하거나 병이 생겼을 때 어떤 절차에 따라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해야 하는지 극지의학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매뉴얼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저온 환경에서 반년은 백야, 반년은 흑야가 계속되는 극지 생활은 엄청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체감온도가 영하 60도까지 떨어지는 극한적 추위에 견뎌야 하고, 먹을거리를 찾아 수시로 기웃거리는 해표(바다표범)와 곰들의 습격도 막아내야 한다. 또 일조량 부족으로 필수영양소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하지 못해 뼈가 약해질 수 있고, 우울증 유발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김 회장은 “장기간 고립된 생활을 한 여파로 귀국 후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회는 육체적·정신적 건강관리에 유용한 극지 생활의학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극지 생물자원을 이용한 신(新)의료기술 개발연구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극저온 환경에서도 살아가는 극지 생물 또는 미생물의 수수께끼를 캐면 인류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새 건강식품과 신약 개발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