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부산 신발 ‘상생의 손’ 잡았다
입력 2013-02-26 19:17
대구의 ‘섬유’와 부산의 ‘신발’이 상생을 위해 손을 잡았다. 부산시의 신발산업과 대구시의 섬유산업은 1960∼1980년대 호황을 누렸던 두 도시를 상징하는 대표 산업이었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와 부산은 섬유와 신발산업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대구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다이텍연구원과 부산의 한국신발피혁연구소는 지난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섬유-신발 동반 성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신발산업과 섬유산업은 1990년대부터 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대구 섬유업체의 경우 2000년 1200여곳에서 2010년 700여곳으로 줄었다. 부산 신발업체도 2000년 500여곳에서 2010년 230여곳이 됐다.
대구시는 섬유산업 부활을 위해 1999년부터 10년간 밀라노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도 신발산업단지 조성 등 신발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두 지자체는 각 도시의 대표 연구기관들의 협약 이행을 적극 지원키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구의 섬유 관련 기관들과 부산의 신발 관련 기관들은 두 산업의 융합과 발전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게 된다.
대구 섬유 관련 기업·연구소·대학 등은 부산 신발·의류 기업들과 중간과정 없이 직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공동 연구를 진행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대구 기관들은 우선 다음달 6∼8일 열리는 섬유박람회 ‘프리뷰인대구(PID)’ 행사에 부산 신발업체들을 초청해 대구 섬유를 알리고 신발에 접목할 수 있는 섬유를 소개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부산 신발산업은 최근 중국·대만 등에 시장을 뺏겼고 대형 신발업체도 인도나 동남아로 공장을 옮기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대구의 기능성 직물과 직물가공 능력을 신발 소재로 활용할 경우 세계 경쟁력을 가진 신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