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B 출신들 경제분야, 홍보는 측근·인수위 출신 포진… 박근혜 청와대 비서진 분석

입력 2013-02-26 22:19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할 청와대 비서진은 크게 측근 그룹과 전문가 그룹으로 구분된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가미래연구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 박 대통령과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구석구석 포진했다.

특히 정무 분야는 핵심 측근들이 배치됐다. 정무수석실 김선동 정무비서관은 친박근혜계의 새누리당 전 의원으로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비서실 부실장으로 있었다. 당에서 파견된 친박 성향 당직자 및 보좌관들이 그를 돕는다. 박 대통령을 정계 입문 때부터 보좌해 ‘실세 보좌진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전 보좌관과 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은 각각 총무, 제1부속, 제2부속비서관을 맡는다. 2007년부터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했던 조인근 전 메시지팀장은 연설기록비서관에 배정됐다.

홍보수석실에서는 측근 그룹과 인수위 출신이 손발을 맞추게 됐다. 윤창중 대변인은 인수위 대변인에 이어 ‘대통령의 입’에 낙점됐고 대선캠프 공보위원을 지낸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은 2007년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을 도운 인사다. 최상화 춘추관장은 2007년 경선 이전부터 박 대통령과 함께한 ‘원조 친박’으로 대선캠프에서 직능총괄단장, 인수위에서 취임준비위 실무단장으로 일했다.

정책 분야는 전문가들이 맡게 됐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에 내정된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국정기획수석실 기획비서관 내정자인 홍남기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주원동 경제수석비서관도 EPB 출신이다.

국정기획수석실의 오균 국정과제비서관, 경제수석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비서관, 미래전략수석실 장진규 과학기술비서관, 김용수 정보방송통신비서관, 교육문화수석실 김재춘 교육비서관, 외교안보수석실 연제욱 국방비서관, 홍용표 통일비서관 등은 분야별 전문성을 인정받아 인수위에서 전문위원을 지냈다.

비서실장 산하 인사위원회에도 인사 전문가들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김동극 인사정책관을 파견 받고 인사위를 전담하는 비서관으로 내정하는 등 직속 인사팀을 꾸렸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 취임 이틀째인 26일 청와대는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남녀 대변인을 제외하고는 비서관실의 세부 인선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알려진 비서관 인선은 전체 41명 가운데 33명이다. 그나마 정식 임명장을 받지 못한 상태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까지 내정자 신분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청와대도 전·현 직원들이 뒤엉켜 업무를 하고 있다.

외교사절 접견 일정으로 바쁜 이틀을 보낸 박 대통령은 이르면 27일부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들이 정부 각 부처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달 초까지는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국정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