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답이 안 나왔다”… 송호근 교수 “양극화 해결 비전 제시 못해”
입력 2013-02-26 18:56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서울대 송호근 교수가 26일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쓴소리를 쏟아냈다. 송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나홀로 조각’을 비판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에 대해선 경제민주화 등 사회 양극화 해결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송 교수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주최한 강연에서 “(대선에서) 복지와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대두된 이유는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한 탓”이라며 “(인수위 단계에서 제기된) 이 정권에 대한 핵심적인 질문이었는데, 답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결합한 양극화 해법을 박근혜 정부에 기대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송 교수는 비판의 초점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3대 축에 맞췄다. 특히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경제부흥’에 대해 “제가 대학에 다닐 때 많이 들었던 얘기인데, 이 말을 다시 끄집어내는 게 현 정권에 득이 될지 잘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향수를 느끼는 계층에게는 위로가 되겠지만 20∼40대에겐 식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 다른 두 키워드에 대해선 “지난 정권과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추상적이다”란 평가를 내렸다.
송 교수의 비판은 새 정부가 성장담론에 치우쳐 사회양극화·분배 등의 문제에 소홀해질 수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송 교수는 이런 우려 때문에 박 대통령의 입각 제의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대선 전에 선대위원장으로, 이후 총리로 제안을 했으나 송 교수가 “나와는 정치 철학이 맞지 않는다”면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교수는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사회통합’을 키워드로 제시하지 않은 점, 인수위에서 노사 갈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 등을 주요 약점으로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서도 “‘나홀로 조각’을 했다. 우(右)율사 좌(左)장성 중(中)관료 형태로 돼 있다”며 “고심은 했는데 결과는 그다지 인상적인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