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동리 중편 ‘아리랑기’ 발굴
입력 2013-02-26 18:54
“아리랑국(阿尸良國-阿那伽倻)은 시조 거리왕(居尸王)에서 말왕 취등(吹登)에 이르기까지 15세(世) 사백팔십이년간 사직을 이어온 육가야(六伽耶) 중의 한 나라다.”(‘아리랑기’ 첫 문장)
월간 현대문학 3월호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소설가 김동리(1913∼1995)가 1958년 발표한 중편 ‘아리랑기(阿尸良記)’를 발굴해 전문을 공개했다. 김병길 숙명여대 교수는 “잡지 ‘야담(野談)’ 1958년 1월호에 실린 ‘아리랑기’의 원본을 확인했으며 작가가 향찰과 이두의 표기 방식에 따라 작품을 ‘아리랑기’로 읽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4개의 장(章), 11화(話)로 이뤄진 작품은 육가야의 하나인 아나가야의 망국사를 배경으로 아리랑국의 공주와 신라 화랑의 사랑, 헤어짐을 그리고 있다. 김 교수는 “이 작품은 한국 근대 역사소설의 전형적인 연애담 계보를 잇고 있다”며 “1958년은 김동리가 단편 역사소설 창작에 자신의 역량을 집중했던 때로, 온전한 김동리 소설 연보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