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쌍용건설 워크아웃 신청

입력 2013-02-26 18:51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인 대형건설업체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2004년 10월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8년여 만이다.

쌍용건설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관리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쌍용건설은 잇따른 매각 실패와 신용등급 하락,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고 미분양 아파트 할인판매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채권단은 일주일 내에 찬반투표를 거쳐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인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전 최대주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의 책임공방 등으로 채권단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진통이 예상되지만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워크아웃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이다. 쌍용건설이 부도를 맞는다면 3조원 규모의 해외공사 중단으로 국제적 법적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데다 1400여 협력업체 줄도산 등 대외 신인도에도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이 결정이면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등 유동성 지원 등으로 자금난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쌍용건설은 당장 28일 막아야 할 600억원 규모의 어음과 채권에 대해서는 자체 보유현금으로 30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300억원은 만기일에 결제하지 않아도 부도처리되지 않는 기업 간 상거래(B2B) 전자어음(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으로 대신키로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잠정치를 공시한 상장 건설사 42곳 중 쌍용건설을 포함한 15곳(35.7%)이 적자를 냈다. 두산건설이 당기순손실 6541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