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자기 산지 징더전 ‘반부패 불똥’… 시진핑 체제이후 고객끊겨

입력 2013-02-26 18:47

송나라 때 세계적 도자기 산지로 지금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鎭)이 요즘 울상을 짓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 출범 뒤 불어닥친 반부패 바람 때문이다. 이곳의 값비싼 도자기의 주 고객은 관리들과 돈 많은 기업인들이었으나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인민일보사가 발행하는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週刊) 최신호는 이러한 현상을 ‘관리사회를 상대로 한 도자기 장사’라는 제목 아래 특집기사로 다뤘다. 이에 따르면 최근 수년 동안 도자기는 관리사회의 ‘회색경제(지하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관리 사회 내부의 뇌물성 선물 주고받기나 청탁이 필요한 기업인이 관리에게 갖다 바치는 고가의 선물이 상당한 규모의 지하경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부패사범 척결 분위기 때문에 춘제(春節·설) 전후로 징더전 도자기 수요가 크게 줄었다. 징더전의 한 도자기 판매상은 “춘제를 앞두고는 매년 10월쯤부터 도자기 시장이 달아올라 정월 대보름까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됐다”면서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두고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아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한다”고 표현했다.

징더전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징더전의 연간 도자기 생산은 2010년 50억9000만 위안(약 8856억원), 2011년 64억 위안에 각각 달했다. 중국 공산당은 18차 당 대회 이후 공무원의 근검 등을 강조한 ‘8개항 규정’을 앞세워 공금으로 호화연회를 여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고가의 술 담배나 선물을 주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