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당 민주당 붕괴 조짐… 하토야마 전 총리 탈당 시사

입력 2013-02-26 18:48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대패한 일본 민주당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탈당 시사와 일부 의원들의 이탈로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헌법 개정에 이견을 보인 일부 의원은 극우성향의 일본유신회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벌써부터 7월 참의원 선거는 자민당의 독주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2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정권에서 첫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는 25일 삿포로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민주당이 예전과 너무 동떨어지고 있다”면서 “나로서는 다른 행동을 하고 싶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연구소에서 동아시아 외교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민주당이 중의원 선거 대패 뒤 처음으로 24일 가이에다 반리 대표를 중심으로 당세를 회복하자고 결의한 지 하루 만에 당 대표와 총리를 지낸 거물이 탈당의사를 밝힌 것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집권 당시 민주당 당론이었던 소비세 인상 등에 반대의사를 밝혀 징계를 당한 데다 중의원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지난 22일에는 가와사키 미노루, 우에마쓰 에미코 등 참의원 2명이 탈당계를 냈다. 이와모토 쓰카사 의원도 당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가와사키 의원 등은 민주당 당론과 달리 자민당이 추진 중인 추가경정 예산에 찬성의사를 밝힌 상태로 일본유신회에 가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도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내에도 헌법관이 같은 사람이 많이 있어 그들과 함께 가야 한다”며 이들에게 추파를 던졌다. 일본유신회는 민주당 영입인사는 물론이고 자민당, 공명당과 함께 헌법 개정 발의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96조를 개정할 생각이다.

민주당의 분열에 이어 연립정권 파트너였던 국민신당도 자민당에 흡수·합병을 요청한 상태여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7월로 예상되는 참의원 선거는 해보나마나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제훈 기자